2011년 11월 1일 화요일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법


나는 대학교 3학년 시절 혈기 왕성하다 못해 상대방의 흉금에 생채기를 내는 사람은 아니였나. 그래서 주변의 미움을 사고, 그러한 현상은 더 나아가 내가 나를 미워하게 만들었다. 그 때 지인이 나에게 선물한 책이 <커뮤니케이션의 기술>이라는 처세술의 달인자, 카네기의 것이었다.

좋은 책이지만 그 책은 아직도 다 읽지 못하고 있다. 특히 당시, 왠지 모르게 그 책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커뮤니케이션의 기술>은 달콤한 사탕이지, 내게 그 책은 처방전은 아니였다.

그러다 송대의의 <벽암록>을 알게 되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진심이다. 기술이나 도구 또한 진심을 발현하기 위한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나는 당시 내가 상대방을 이해하고 어울리는 것에 대한 기술이 부족한 사람이었다기 보다는 상대방과 어울리는 것 자체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면서 살았던 것 같다.

사람, 타인이 중요한 걸 깨달으면 커뮤니케이션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책에서 지적했듯, 사람은 내 생각만이 옳다는 것을 내려놔야 남의 말이 들리기 시작하는 존재이다. 그것이 남들과 소통할 수 있는 첫 걸음이다.

아마도 그 진심이 커뮤니케이션의 첫 걸음일 것이며 인간이 사회적 존재라는 점을 감안해볼 때, 인간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전제 조건이지 않을까.

이성이라는 말의 범위


프랑스인들이 휴가갈 때 챙기는 소설 랭킹 1위인 미셸 푸코의 <말과 사물>에 따르면, 인간이라는 존재는 최근의 산물이며, 인간의 이성도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결국 이성과 비이성의 경계는 역사적으로 변화해왔다. 따라서 이성적이라는 말의 범위는 역사와 더 나아가 장소에 따라서도 다를 수 있다.

성장소설의 교훈

쉽게 찾아오는 것은 우리의 일부분이 될 수 없다. 다만, 어렵게 얻은 것이 바로 우리의 일부가 될 수 있을 뿐이다.

인간의 꿈이란

화가 훈데르트바서가 얘기했다.

"나 혼자 꿈을 꾸면, 그건 한갓 꿈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함께 꿈을 꾸면, 그것은 새로운 현실의 출발이다."

역시나 인간은 사회적 동물, 인간은 사회안에서만 인간이라는 생각과 함께 사회성을 가진 인간만이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독창성이란 무엇인가


진중권에 의하면 독창성이란 것은 이미 존재하는 것들을 다시 자기식으로 배치하는 것이다. 일례로, 들뢰즈의 보면 99퍼센트 남의 말을 다시 한 것이다. 그의 독창성은 바로 배치에서 기인한 것이다.

니체도 비슷한 주장을 했다. 그는 독창성이 세계에 존재하지만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독창성이란 없는 것을 새로이 발견하는 것 혹은 창조해내는 것이라기 보다는 존재해있지만 그 존재감이 결여된 대상에 존재감을 부여하는 것은 아닐까.

2011년 10월 30일 일요일

나는 어떠한 사람이 좋은가 = 나는 어떠한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내가 좋아하는 인간상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내가 선호하는 인간상은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최고의 실력자일까. 그래서 똑똑하거나 능력있는 사람이 아닐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것은 내가 좋아하는 인간상이 아니였다.

내가 좋아하는 스포츠 선수, 기업인, 연기자, 예술가 등은 그들이 그 업계에서 꼭 최고의 실력을 갖춘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나는 90년대 초반 NBA 농구를 보며 당대 최고의 스타인 마이클 조단 보다는 찰스 바클리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럼 나는 그를 왜 선망했을까. 또 한번 곰곰히 생각해봤다.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설령 내가 왜 찰스 바클리라는 선수를 선망하는지, 그 이유를 파악했다고 해도 그것이 내가 독립운동가인 김구 선생님이나 디자인의 하라 켄야,  힙합계의 Roots의 음악을 선호하는 이유 그리고 페인터인 파울 클레_Paul Klee의 그림을 좋아하는 이유와는 다르다.

그러나 그러한 여러 산업에서 내가 인정하는 인간상들의 최대 공약수를 구한다고 했을 때 떠오르는 것은 크게 2가지 측면이다.

1. 비전과 관련해서, 자기 비전이 존재하며 그 비전이 단순히 자신이 잘 먹고 잘 살기 위함이라기 보다는 세상과 환경을 생각하는 분위기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2. 더불어 그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진심과 성실을 다한 삶을 살았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비전이 있으며 그 비전이 세상을 향해있는 것 그리고 그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진심과 성실을 다한 삶을 살았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이것은 내가 좋아하는 인간상의 전형이지만, 동시에 닮고 싶은 인간상도 될 수 있을 것.

그리고 당연히 세상에 내가 되고 싶은 인간상을 구현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전 세계 60억 인구 전체가 서로 다 다른 것이 현실이고 사실이며 그 다양성이 인간 존재의 본질이니. 그러니 너무 편협하게 생각하지는 말자.

그리고 나는 향후 훌륭한 기업가가 되고 싶지만 내가 닮고 싶은 사람이 딱히, 바로 떠오르지 않는 건 아마도 기업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본질이 되어버린 사회상의 반영일까.

제이지는 왜 성공했을까


인생이 힙합 드라마. 할렘가에서 마약을 팔던 십대 시절의 숀 카터에서 음악 레이블을 넘어서서 뉴저지 네츠의 구단주로 성장한, 자본주의 시대에서 남들이 인정하는 높은 위치에 오르기까지 어떠한 유인이 유효했을까를 생각해보면, 변동성은 높지만 재능이 있다면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자기 길을 개척했기 때문은 아닐까. 물론 개인적인 관점에서 재능과 열정도 주효 했겠지만. 그 변동성은 높지만 재능이 있다면 인정받을 수 있는 필드는 역시 생긴지 얼마 되지 않는 따끈따끈한 필드겠지.
결국에 자기 성공의 기준에 맞는 field와 domain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하는 숀 카터 a.k.a 제이 지의 케이스. 귀감이 되고 용기가 생긴다.

미국은 마케팅에 강한 나라





트위드 런은 2009년부터 공식화되어 영국에서 행해지던 행사다. 트위드 소재 드레스 코드를 착장하고 자전거를 타는 행사이다. 더불어 네이밍에서 감지해볼 수 있듯, 착장의 비중이 매우 큰 행사로서 베스트 드레서를 선정하는 등의 행사도 존재한다.

2011년인 올해, 최초로 미국 뉴욕에서 이 행사가 열렸다. 후원은 랄프 로렌 럭비_Rugby이다. 럭비는 랄프 로렌의 수많은 라인 중 하나로, 조금 더 캐주얼하고 활동성이 강한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트위드라는 소재가 성기지만 보온성과 복원력이 탁월한 소재라는 점에 더해 자전거를 타는 것이 핵심인 이 트위드 런이라는 이벤트와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 이벤트와 브랜드 간 연관성_relevance 또한 높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본국이라 할 수 있는 UK의 이 이벤트가 미국에 와서 보다 더 커머셜해지고 대중들의 인식에 성공적으로 자리잡게 되면, 영국은 정말 남 좋은 일 한 격일 것이다. 물론, 미국인 혹은 미국 브랜드 좁게는 랄프 로렌이라는 브랜드의 상업적 감각이 탁월하다고 평가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왜 미국이 프로모션에 강할 수 밖에 없을까. 역사들이 그것들을 증명하는 가운데,

1) 시장 측면 : 미국이라는 나라 혹은 미국 산 브랜드와 기업들은 일단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자본적인 규모가 상당하다는 규모의 경제 관점에서의 강점 그리고 2) 패션 특성 : 캐주얼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미국 패션 시장 자체가 상당 기간 전 세계적으로 트랜드를 지배하고 있다는 점, 3) 외부 환경 : 그리고 미디어와의 상호간 연계성이 뛰어나 제품이 훌륭하다면, 브랜드의 인지도와 선호도를 쉽게 끓어올릴 수 있다는 점 등이 작용해 미국 시장이 브랜드를 build해 나가기에 훌륭한 자양분을 갖고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이 양적 질적으로 훌륭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 위정자가 산업 환경을 바라볼 때, 견지해야 하는 제 1옵션이 아닐까 생각한다. 최근 시장 질서에 침투하여 교통 정리를 열심히 해나가는 정부의 정책들을 볼 때 느껴지는 부분이 크다.

2011년 10월 26일 수요일

MUJI의 비전







생활 브랜드 MUJI의 비전은 world rational value이다. 세계적인 레벨의 합리성, 궁극의 합리성을 추구하는 브랜드이다. 그 합리성이라는 것은 기획에서 부터 제조와 유통 및 마케팅에 있어서 과잉된 부분을 덜어내는 것에서 시작한다. 기업 입장에서 프로세스가 압축되면서 비용이 축소되며 소비자 또한 이 브랜드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만날 수 있다.

MUJI의 총괄 디렉터인 Hara Kenya는 또한 단순함을 추구한다. 포드가 컨베이어 벨트를 생산에 도입한 이래 제품은 이미 수요의 수준을 넘어섰다. 자연스럽게 차별화된 기능과 디자인이 기업 입장에서 경쟁력의 동인이 되었다. 이러한 전례의 흐름 속에서 기업들은 무분별하게 다른 디자인과 다른 기능의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한다. 소비자가 필요해서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필요에 의해서 제품이 기획되고 판매된다.

이러한 자본주의의 흐름은 일찍히 발터 벤야민이 <아케이드 프로젝트>에서 지적한 바가 있다. 문학가 혹은 시인으로 분류되는 보들레르도 그의 대표작 <악의 꽃>에서 자본주의 속성 중 하나로 유행과 패션 소비를 꼽으며 자본주의 사회 내에서 상품은 소비자의 욕망을 낳으며 욕망은 제한이 없고 따라서 소비는 계속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과연 필요한 소비를 하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상기의 문제인식에서 발생한 것이 MUJI라는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MUJI는 자본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브랜드에 불과하지만, 자본주의라는 세계와 싸우고 있는 브랜드이다. 생활 미의식의 파괴, 차별화된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낭비되는 자재 그리고 그로 인한 환경 파괴들, 어린이 노동의 문제 들 등 자본주의 시스템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브랜드 차원에서 해결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2011년 10월 25일 화요일

독일 디자인은 왜 사색적인가


<15 variation of single theme, v.14> , Max Bill , 1938

막스 빌_Max Bill은 독일을 비롯 20세기 유럽 디자인에 많은 영향을 미친 디자이너이다. 막스 빌은 당시 동일 울름 조형 대학의 학장이었는데 '외계 환경 형성'이라는 개념을 창안했다. 자연스럽게 울름 조형 대학의 커리큘럼은 디자인의 세부 영역들을 기술적으로 성취하는데 집중하기 보다는 디자인 세계 전반을 아우르는 철학과 사조에 중요성을 두게 되었다.

즉 디자인을 기술이 아닌 철학과 정신 세계의 표현으로 보고 이를 인간 존재와 연결시키는 데 학문적인 중점을 두었다.

이는 바우 하우스의 정신이 울름 대학에서 그 명맥을 이어간다는 측면 그리고 독일 디자인을 사색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기여하게 된다. 현재의 독일 디자인이 인간 공학적인 측면 그리고 단순하지만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평가를 받는 것에는 울름 조형 대학 그리고 당시 학장이자 대표적인 디자이너였던 막스 빌의 영향이 지대하다.

디자인은 어디서 발생하고 어떻게 발전하는가



니콜라스 펩스너의 <근대 디자인의 개척자들>


 

19세기 공예 운동을 주도했던 윌리엄 모리스

디자인 개념은 어디에 그 기원을 두고 있을까.

니콜라스 펩스너_Nicolas Pevsner가 그의 저서 <근대 디자인의 개척자들_Pioneers of modern design>에서 밝혔듯, 디자인의 발생은 사회 사상가 존 러스킨_John Ruskin과 윌리엄 모리스_Willam Morris의 사상이 디자인의 류로 거론되고 있다.

19세기 전반은 전세계적으로 산업 혁명의 열풍이 불어닥치기 시작한 때. 그 흐름은 당시 해가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던 영국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과학과 그리고 뒤이어 기계 문명이 발달하며 대량 생산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수공예가 일반화되었던 과거에 비해 섬세하고 아름다운 미의식의 파괴가 생활 저변에서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흐름에 반기를 든 것이 바로 존 러스킨과 윌리엄 모리스였다. 자본주의의 발달은 기계화를 더욱 더 촉진시켰으며 이에 따라 일상 생활의 미적 감수성은 역설적으로 퇴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산업 혁명의 광풍은 일개인이나 소규모 그룹이 반대한다고 해서 잠재울 수 있는 흐름이 아니었다. 당시 그것은 정의이고 진리였으며 정답이었다. 당시 존 러스킨과 윌리엄 모리스가 주창한 공예 운동은 효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후대의 바우하우스 계열 디자이너들에게 많은 영감과 영향을 주는 계기가 된다.

혁신은 아버지 세대에 대한 아들 세대의 부정과 살해에서 시작된다는 임플리케이션. 윌리엄 모리스는 실제로 얼빠진 대량 생산 체제의 생산품을 조롱하듯 섬세하고 아름다운 감성의 공예품을 직접 제작하고 이를 통해 사회에 자신의 비전을 커뮤니케이션 했다는 측면에서 높게 평가할 수 있다.